카테고리 없음

간호학과 첫 주 OT를 마치고 | 이과 출신도 당황한 수업 깊이

마니민 2026. 3. 10. 18:00

3월 9일, 전 과목 오리엔테이션이 끝났어요.

입학하기 전부터 간호학과가 공부량이 많다는 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OT를 들으면서 "아, 이게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구나" 싶은 순간이 몇 번 있었거든요. 오늘은 그 일주일 동안 느낀 것들을 정리해 보려고 해요.


1. 이과 출신이라서 괜찮을 줄 알았어요

저는 고등학교 때 이과였고, 수능도 생명과학 1·2를 선택해서 봤어요. 그래서 솔직히 기초 생명과학 쪽은 어느 정도 익숙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어요. 문과 출신 친구들보다는 조금 수월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안도감 같은 것도요.

그런데 OT를 들으면서 그 생각이 조금씩 흔들렸어요. 교수님들이 커리큘럼을 설명하실 때, 예상보다 훨씬 심층적으로 들어가는 부분들이 있었거든요. 수능 생명과학은 결국 시험 문제를 풀기 위한 방향으로 공부하는 거잖아요. 개념을 알아도 "왜 그런지"보다 "어떻게 풀지"에 집중하게 되는 구조인데, 간호학은 그 방향 자체가 달랐어요. 임상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까지 연결해서 이해해야 하는 흐름이더라고요.

이과를 나온 게 아예 의미 없다는 건 아니에요. 처음 보는 용어가 아니고, 구조 자체가 낯설지 않다는 점은 분명히 도움이 됐어요. 다만 그게 여유를 보장해주는 건 아니라는 걸, OT만으로도 어느 정도 실감했어요.


2. 과제가 많다는 게 어느 정도인지

OT 기간 중에 이미 과제가 나오거나, 첫 수업 전에 미리 읽어와야 할 자료가 있는 과목도 있었어요. 전 과목이 그런 건 아니었지만, 일부 과목에서 분량이 만만치 않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병원에서 일할 때는 몸이 피로한 구조였다면, 학교는 머리가 피로한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몸이 힘든 건 자고 나면 어느 정도 회복이 되는데, 공부는 이해를 못 하면 다음 내용이 쌓이기 전에 해결해야 하는 압박이 있잖아요. 그 차이가 은근히 크게 느껴졌어요.

1학년이 비교적 여유 있다는 말을 OT에서 교수님들도 하셨는데, 그 말을 듣고 나서 교재 두께를 보면 "여유"의 기준이 서로 다를 수 있겠다 싶기도 했어요. 아직 본 수업을 시작한 게 아니라서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지만요.


3. 솔직히 가장 걱정되는 건 조별과제예요

여러 과목에서 조별 활동이 있다고 예고했어요. 발표, 역할 분담, 협업이 포함된 구조인데, 이 부분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마음에 걸려요.

저는 사람들 앞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그걸 스스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입학 전형도 면접이 없는 성적 100% 반영 전형을 선택했거든요. 그런데 학교 안에서는 그 선택이 통하지 않아요. 조별로 준비하고, 앞에 나가서 발표하는 건 피할 수 없는 과정이더라고요.

나이 차이도 변수가 될 수 있어요. 강의실에는 고3을 갓 졸업한 친구들도 있고, 저처럼 임상 경험이 있는 분들도 있고, 그보다 훨씬 연차가 있는 분들도 있거든요.

첫 주는 서로 조심스럽게 탐색하는 분위기였는데, 조는 일단 랜덤으로 매칭한 상태지만, 역할이 어떻게 나뉠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예요.

지금 당장 뭔가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서, 일단 지켜보는 수밖에 없어요. 다만 이 부분은 성적이나 공부량보다 오히려 더 오래 신경 쓸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4. 임상 경험이 도움이 되긴 했어요, 다만

간호조무사로 병원에서 일했던 경험이 아예 쓸모없지는 않았어요.

교수님들이 임상 사례를 언급하실 때, 완전히 낯선 상황은 아니었거든요. 어떤 환경인지, 어떤 언어가 쓰이는지, 어떤 장면들이 반복되는지는 몸으로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게 학문적인 이해를 대신하지는 않더라고요. 병원에서 옆에서 보조하며 봤던 것들과, 그 과정이 왜 그렇게 이루어지는지를 이론으로 설명해야 하는 건 다른 층위의 작업이에요. 현장에서 익숙해진 감각과 교과서에서 요구하는 설명 방식 사이에 생각보다 간극이 있다는 걸 OT 중에 어느 정도 느꼈어요.

오히려 임상을 모르는 친구들이 텍스트 자체를 더 깔끔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을 것 같아요. 경험이 있으면 "아, 이거 알아" 하고 넘어가다가 정작 설명해야 할 때 막히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겠다 싶었거든요.

아직 수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아니라 확신하기는 이르지만, 경험이 있다는 게 마냥 유리한 조건만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5. 일주일을 지나고 남은 것

기대와 불안이 반반이에요. 어렵겠다는 건 알고 있었고, 실제로도 쉽지 않을 것 같다는 걸 다시 확인했어요. 그렇다고 아직 시작도 안 한 상태에서 결론을 내리는 건 의미가 없고요.

이과를 나온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있고, 그게 생각만큼 큰 의미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어요. 조별과제 걱정은 여전하고, 과제량이 감당이 될지도 솔직히 모르겠어요.

다음 주부터 본 수업이 시작되는데, 아마 그때 가야 실제로 어떤 건지 좀 더 보일 것 같아요.

다음 글에서는 첫 수업 이후 이야기를 써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주 받는 질문

Q. 이과 출신이면 간호학과 공부가 수월한가요?
생명과학 배경이 있으면 낯선 용어가 줄어드는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수능 생명과학이랑 간호학 이론은 방향이 달라서, 익숙하다고 해서 여유가 생기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적어도 OT만 들었을 때는 그런 인상을 받았어요.

 

Q. 간호학과 조별과제 비중이 많은가요?
과목마다 다르지만, OT에서 여러 교수님들이 조별 활동을 언급하셨어요.

조별과제를 불편해 하는 학생들이 많아서 저희 교수님들은 분위기를 봐서 조별과제를 줄이고 개인과제 비중을 늘릴지 생각 해 보겠다고 하셨어요. 학교마다, 교수님 성향 따라 조별과제 분량은 변동이 있을꺼라 생각해요.  

발표가 포함된 경우도 있어서, 긴장을 많이 하는 분들은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해두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지금 그 부분이 가장 걱정이에요.

 

Q. 임상 경험이 있으면 수업을 따라가기 더 쉽나요?
분위기나 용어에 익숙한 건 맞아요. 실제로 의학용어 OT 시간엔 아는 용어들이 많아서 편하긴 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감각으로 알고 있는 것과, 이론으로 설명하는 건 좀 다른 것 같더라고요. 용어도 결국 과마다 쓰는 용어들이 다 다르기 때문에 아는 용어들은 협소하기도 하구요. 어느 쪽이 더 유리한지는 본 수업을 들어봐야 알 것 같아요.